안희정의 '숨은 지지자 찾기②'

입력 2017-02-07 22:39  



(은정진 정치부 기자) 설 이후 잠잠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2030세대’ 민심 얻기 프로젝트가 최근 그의 지지율 고공상승에 힘입어 재가동됐습니다. 안 지사는 설 직전까지 예능프로그램 ‘숏터뷰 출연’, 국내 인기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에 인증샷 남기기, 안희정 소개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이용하는 매체 안에 숨어있는 지지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얼굴을 알려왔습니다.

일각에선 “대선주자가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 ‘마이너한 곳에 나타나기보단 굵직한 행보를 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충고하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하지만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안 지사는 젊은 층 마음을 얻기 위해 계속해 새롭고 참신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안 지사는 지난 1일 밤 9시 30분께 난데없이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실내 편의점 포장마차에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훈술(훈훈한 술자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자리에서 안 지사는 대규모 캠프인사들과 동행하는 여타 대선후보들의 ‘행차’와 달리 옆집 아저씨처럼 홀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옆에 있는 젊은이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세상 얘기, 취업걱정 등에 대해 취중토크를 이어갔는데요. 안 지사를 만난 한 여성 네티즌은 “편의점 포차에서 ‘충남엑소’라고 불리는 안 지사를 봤다. 신기하다. 잘생겼다”라는 반응과 함께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5일엔 2040 아이키우기 브런치토크를 열었는데요.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처럼 이날 안 지사는 출산과 보육 정책에 대한 육아맘들의 즉석 질문을 받아 바로바로 대답하는 ‘즉문즉답’ 대화를 했습니다. 이날 현장은 젊은 층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총 3만5000명이 조회했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이날 행사에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인기 래퍼 조PD(본명 조중훈)가 자녀들과 함께 나타나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안지사의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해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의 대결로 큰 주목을 받았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九단을 후원회장으로 깜짝 영입한겁니다. 안 지사 측 대변인 격인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상 사회지도층이나 저명인사들을 후원회장으로 삼는 기존 방식 대신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신 분들을 국민 후원회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안 지사는 이세돌 九단 외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10명의 후원회장을 더 모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 지사는 7일엔 뜬금없이 최근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도깨비’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패러디한 사진을 인터넷 상에서 공개했습니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인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았던 공유와 똑같은 모습의 ‘안깨비’로 변신한 안 지사는 부인인 민주원 씨를 여자주인공인 지은탁 역할로 등장시켜 함께 드라마 속 장면을 재연해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안 지사는 9일엔 영화 ‘더킹’ 관객 500만명 돌파 기념 시사회에 인사차 참석합니다. 검찰 권력의 부패와 이를 밝히기 위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 시사회에서 안 지사는 관객인사를 위해 참석하는 영화배우 조인성 씨와 이른바 ‘미모’대결을 펼칠 거라는 후문인데요. 여성팬들 사이에선 정치권 내에서 ‘꽃미남’, ‘충남엑소’라는 별명을 얻은 안 지사와 미남 배우 조인성 씨가 한 자리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2030세대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안 지사의 노력 덕분인지 이젠 ‘희정’ 이라는 여성적(?)인 이름 때문에 그를 여성 후보로 보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는 진지하다, 어렵다. 정치인들은 만나기 어려운사람이다. 무거운 대화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모험 아닌 모험을 하고 있는 안 지사의 노력이 결국 올해 대선판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단순한 쇼가 아닌 정치에서 소외된 20대와 30대 시민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진심이 담겨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법도 하단 생각이 듭니다. (끝) /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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